Boys and Girls, For What Do You Dare to Dream?
for every student who has ever asked why
“너는 의사가 되고 싶었는가, 아니면 의대생이 되고 싶었는가?”
후배를 만날 때마다 내가 꺼내는 질문이고, 의과대학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누가 묻기 전에 스스로 이 질문 앞에 먼저 서야 한다고 단언한다.
내가 입학한 2023년과 지금은 이미 다른 세계다. 의정갈등은 단지 제도를 흔든 것이 아니라, ‘의사’라는 직업이 이 사회에서 갖는 무게 자체를 바꾸어 놓았고, 평가원의 수가 정책은 조용하게, 하지만 꾸준히 수많은 진료과를 내외산소와 같은 절망의 방향으로 밀어내고 있다. 선배들이 경험한 의대와 지금의 의대는 이미 다르며, 지금의 의대와 후배들이 마주할 의대는 또 달라져 있을 것이다. 이것은 예측이 아니라, 지금 이 안에서 보이는 것들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수험생은 누구나 공부를 잘하고 싶어 한다. 어른들이 돈을 벌고 싶어 하는 것과 다르지 않고, 그 욕망 자체를 탓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 군중은 여기서 이상한 결론으로 건너뛴다. 공부를 잘하면 의대에 가야 하고, 못하면 가면 안 된다고. 나는 입시 시절부터 이 두 명제가 모두 틀렸다고 느껴왔고, 좋은 의사가 수능 성적으로 만들어지는 일은 없다는 것은 의과대학을 다녀본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와야 하는가. ‘의대생이 되고 싶은 사람’은 오지 않는 편이 낫고,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와야 한다. 대치동에서 입시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 구분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감이 올 것이다. 전자는 합격이라는 결과를 원하는 것이고, 후자는 그 이후의 삶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이다. 출발점은 같아 보여도, 의대 안에서, 그리고 의사가 된 이후에, 이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해 있다.
하나. 의대생이 되고 싶었던 의사
부모가 의사여서, 연애 프로그램 속 의사의 삶이 멋있어서, 합격증을 올린 신입생이 받는 추앙의 댓글이 부러워서 의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있다. 경로는 제각각이지만, 이 모든 동기의 공통점은 하나다. 바라보는 방향이 자신의 내부가 아니라, 철저히 외부를 향해 있다는 것. 의사라는 타이틀이 가져오는 것들에 이끌려 의대에 온 사람은, 그 타이틀의 실질이 기대와 달라질 때 가장 먼저 흔들린다. 앞으로 그 실질이 지금과 달라질 것은 뻔하고, 이들이 세상에 이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은 주변을 조금만 살펴보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하나. 의사가 되고 싶었던 의사
역설적이게도, 이 유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한데, 의사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General Practitioner’, ‘내과 개원의’, ‘정형외과 교수’, ‘헬스케어 스타트업 대표’는 직업이지만, ‘의사’는 그렇지 않다. 의사는 면허증에 새겨진 명칭이지, 어떤 삶을 살 것인지를 정의해주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의사가 되고 싶다’는 동기만으로 의대에 온 학생들은, 커리어 전반에 걸쳐 그 본질을 끝내 이해하지 못한 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중 일부는 다른 진로를 선택했더라면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크며, 지금 자신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느낀다면 그 도전을 시도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다만, 의사의 사고방식과 의료인의 전략을 배우고자 하는 동기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과대학에 남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하나. 전략가로서의 의사
의료인의 사고방식은 구조가 단순하다. 문제를 인식하고, 원인을 탐색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그것을 집행한 뒤 결과를 보고 다시 반복한다. 이 흐름은 비단 의료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가치를 만들어내는 모든 일이 결국 이 구조 위에서 작동한다. 이 사고를 내면화한 의사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으며, 의대에 온 이유가 무엇이든 이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익힌 사람은 스스로보다 더 큰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이 의과대학이 여전히 가치 있는 공간인 이유이며, 내가 후배들에게 이 질문을 계속 던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너는 어느 쪽인가
결국 이 글은 하나의 질문으로 시작해서 하나의 질문으로 끝난다.
“너는 의사가 되고 싶었는가, 아니면 의대생이 되고 싶었는가?”
처음 이 질문을 들었을 때와 지금, 같은 답이 나오는 사람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 답이 무엇이든 간에. 그러나 이 글을 읽으면서 답이 흔들린 사람이 있다면, 그 흔들림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진짜 질문은 늘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고, 그 불편함을 끝까지 외면하지 않은 사람만이 결국 스스로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찾아낸다.
의대는 목적지가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출발점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의 우회로가 되는 그곳에서, 당신은 지금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가.
“Boys, be ambitious — not for money, not for selfish aggrandizement, not for that evanescent thing which men call fame. Be ambitious for the attainment of all that a man ought to be.”
William S. Clark, Founder of Hokkaido University & U. Massachusetts Amher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