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는 법
Medit 소개글
안녕하세요, 저희는 Medit을 만들게 된 조수아, 김준하라고 합니다.
서로 다른 도시에서, 서로 다른 학교를 다니는 저희가 함께 이 채널을 시작하게 된 건 — 돌아보면 꽤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똑같은 질문을 각자의 방식으로 오래 안고 있었으니까요.
의대에 들어오기 전, 저희는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잘 보면 된다고. 의학이라는 세계가 그렇게 작동할 거라고.
막상 본과에 들어오고 나서야 조금씩 달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교과서는 분명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교과서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AI가 영상 판독을 보조하고, 스타트업이 임상 현장의 문법을 바꾸고, 어제의 표준 치료가 오늘의 논문 한 편으로 다시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세상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잘 모르는 느낌 — 그 묘한 감각을 저희 둘 다, 각자의 자리에서 느끼고 있었습니다.
(1) 조수아의 이야기
저에게 처음 그 감각이 찾아온 건 해부학 학기초였습니다. 수업은 빡빡했고, 외울 것은 많았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더 알고 싶다는 욕심을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자꾸 궁금해졌습니다. 내가 지금 배우는 이 지식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 임상 너머의 세계 — 디지털 헬스, AI 진단 보조, 의료 데이터 — 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논문을 찾아보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읽어도 혼자 읽으면 금방 흩어졌습니다.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이거 봤어?” 하고 보낼 수 있는 사람,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봐도 그런 채널은 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보는 결국 사람을 통해 흐릅니다. 학회에서 나누는 짧은 대화, 선배에게 우연히 듣는 논문 한 편, 교수님이 수업 중 슬쩍 언급하는 트렌드. 이런 것들이 쌓여서 어떤 사람에게는 자연스러운 감각이 됩니다. 지방에도 훌륭한 교수님이 계시고, 좋은 병원이 있고, 배울 것은 충분합니다. 다만 그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접점의 밀도 —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섞이고, 최신 흐름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환경 — 는 상대적으로 덜 촘촘할 수 있습니다. 그건 능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단순히 기회의 밀도 차이입니다.
Medit은 그 간격을 조금이나마 좁혀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습니다.
(2) 김준하의 이야기
저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같은 질문에 부딪혔습니다.
의학을 배우자는 마음으로 의과대학에 들어왔지만, 정작 의료 생태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몰랐습니다. 의사들이 어떤 구조 속에서 일하고 수익을 만들어내는지, 제약사와 의료 법인은 전체 시스템 안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국가마다 의료 서비스의 모양이 왜 그렇게 달라지는지 — 학교도, 주변 인간관계도, 그 질문들에 선뜻 답을 주지 못했습니다.
기술적 특이점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만큼 눈부신 변화가 일어나는 지금에도, 의학계 안에서는 그 흐름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관심했고, 어떤 때는 그게 안일함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괴리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해결되기는커녕 더 깊어졌습니다.
한때는 이런 생각을 혼자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이야기를 나눠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같은 갈증을 품고 있었습니다. 정보가 필요하다고,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자신이 어떤 미래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지 — 그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가고자 하는 곳에 닿으려면, 속도보다 방향이 먼저입니다. 잘못된 길로 접어들면 다시 방향을 바로잡는 데 속도보다 훨씬 많은 것이 소요됩니다. 그리고 방향을 결정하는 건 결국 정보입니다 — 목표에 가까운, 현실에 뿌리를 둔 정보. 임상 의사가 되고자 하든, 연구자가 되고자 하든, 창업을 꿈꾸든, 혹은 아직 방향을 찾는 중이든 — 의료 생태계를 이해하는 일은 그 어떤 선택지에서도 나침반이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
때문에, 저희가 처음 이 이야기를 나눴을 때, 놀랐던 건 서로가 품고 있던 질문의 결이 달랐다는 게 아니었습니다.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같은 자리에서 만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정보를 혼자 쌓아두는 것보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믿음.
Medit은 그 믿음에서 시작했습니다.
Medit이란?
의료 산업 전반의 기사와 논문을 함께 읽고, 각자의 언어로 요약해 나누는 카카오톡 커뮤니티입니다.
임상과 의학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의료 AI와 디지털 헬스,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투자 흐름, 국가별 의료 시스템의 차이, 정책과 제도의 변화까지 — 의료라는 큰 그림을 함께 그려나가는 공간입니다. 유동성이 어떻게 흐르는지, 딥테크가 무엇을 바꾸려 하는지, 어떤 방향이 유망한지를 같이 들여다봅니다.
참여 방법
기사나 논문을 요약해 공유하고 싶은 분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3~5줄 요약 + 한 줄 코멘트 형식을 권장하지만, 형식보다 참여가 중요합니다
틀린 이해를 올려도 괜찮습니다. 같이 고쳐나가는 과정이 이 채널의 핵심입니다
운영진이 주 1~2회 큐레이션한 콘텐츠를 함께 공유합니다
도움이 될 것 같은 분이 주변에 계신다면, 망설이지 말고 초대해 주세요
마치며
시대는 격동하고, 정보는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올바른 정보와 방향이 어느때보다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서로의 집단의 힘으로 정보를 나누고, 옳은 길을 찾아가기 위해 Medit을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본과 학생들로서 대단한 커리어도, 화려한 연구 경험도 없습니다. 다만 좋은 정보를 나누면 주변이 조금 더 나아진다는 믿음 하나로 이 채널을 시작했습니다.
어떤 분야에 계시던, 지금 어디서 공부하고 계시던, 의료의 미래를 함께 읽어나갈 사람이라면 환영합니다.
뉴턴이 말했습니다.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섰기 때문입니다.)



